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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_ 인보사, 비전문적 비난이 본질 흐린다
ViroMed
2019/06/24

[시론] 인보사, 비전문적 비난이 본질 흐린다
"제품세포 바뀐 채 시판된 인보사 식약처 기능 도외시한 비난 폭주, 불필요한 정부 규제 더해질 수도" 김선영 < 헬릭스미스 대표 >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란 유전자세포치료제 사태가 바이오의약업계, 금융계, 관련 부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보사의 시판허가를 검토했던 중앙약사심의위원회(약심) 위원 중 한 사람으로서, 또 국내에서 유전자치료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했던 선도 과학인으로서 책임을 절감한다.

 

인보사는 국내 기업 주도로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해왔고, 임상3상이 먼저 끝난 한국에서 2017년 7월 시판허가를 받은 골관절염 치료제다. 두 종류의 세포로 구성된 약인데, 알고 보니 그중 한 개가 엉뚱한 세포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제품, 즉 세포를 어떻게 분석했기에 바뀐 것을 몰랐느냐는 것이다.

 

코오롱은 2002년 전후부터 RAPD(DNA 지문분석)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로 세포를 분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야는 산업의 초기상태라 분석법이 표준화돼 있지 않아 나라나 기업에 따라 이런 저런 방법이 사용돼 왔다. 그런데 코오롱이 미국에서 임상3상을 승인받고 준비 중이던 2017년 3월께 미국 생산업체에서 STR(유전학적 계통 검사. 가족관계 확인 등에 쓰임)이란 방법으로 분석하자 원래 세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발견된 것이다.

 

이런 경우 표준절차는 즉시 규제 당국에 보고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오롱은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지 않았다. 따라서 인보사 사건의 본질은 간단하다. 코오롱이 시판허가를 받기 전인 2017년 봄에 세포가 오염된 것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의 의문점은 여럿이다. 예를 들어 2006년 최초 임상1상 승인 당시 △왜 미국과 한국의 식약처는 STR을 권유하지 않았나 △약심에서 검토하는 내용은 무엇이고, 위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시판허가 전, 이를 발견할 수는 없었나 등이다. 이는 조사하면 간단히 밝혀질 것이다.

 

문제는 식약처와 약심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일부 시민단체가 “책임지라”며 비난하고, 일부 언론은 근거도 없이 식약처 또는 약심과 기업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는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 강화, 전문가의 의사표현 위축까지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식약처는 기업이 제공한 자료의 진위 여부 자체를 의심하며 서류를 검토하는 기관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약물의 제조와 품질 분석처럼 생산에 관련된 ‘의약품의 기준 및 시험방법’ 부문에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자료에 대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하며 검토하는 것이지, 이를 일일이 실험하는 것은 아니다. 즉, 제출 서류 자체에 ‘진실성’이 있다 생각하고 자료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인보사 경우 코오롱이 STR 방법을 사용해 나온 데이터를 즉시 신고하고 자료에 넣었다면 허가 절차는 당연히 중단됐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황우석 씨가 사이언스지(誌)에 논문을 냈을 때 사이언스는 그 논문에 실린 데이터가 맞는지를 실험해서 조사한 것이 아니다. 황씨가 제출한 데이터가 맞는다는 것을 전제로, 그 결과의 과학적 가치를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황씨가 데이터를 조작해서 제출했으니 사이언스는 알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 시민단체나 언론이 인보사 사태를 식약처나 약심 위원의 잘못으로 몰아가려는 것은 마치 사이언스에 황씨가 데이터를 조작한 데 대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 사회에서 시민단체의 정치적 힘과 언론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제 이들은 전문성을 키우고 자기 주장에 대해 절제와 책임감을 가질 의무가 있다. 사고가 생겼을 때 무조건 정부 잘못이라고 하거나 음모 의혹을 제기하면 손쉽게 시민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태의 본질을 흐려 문제 해결은 물론 개선책 마련도 어렵게 하는 후진적 행위다.